소개

<Creator’s Lab - 광명의문화예술기획자 OO씨를 찾아서> 리뷰 : 옷옷옷옷옷

  • 2022-12-08
  • 최종 업데이트
    2022-12-09
  • 조회수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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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토요일 오후, 차가운 바깥 날씨와는 사뭇 다르게
광명동 청년동의 온도는 후끈 달아올라 있습니다.
드디어 ‘창작동 602’팀이 9월부터 치열하게 준비해온
연극 [옷옷옷옷옷]을 선보이는 날이 다가온 것이죠!
연극 시작 전부터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한 창작동 602의 이계인, 곽유경 기획자는
대본을 맞추고 무대를 점검하며 연극을 준비했습니다.
꼼꼼히 동선을 둘러보고, 소품의 위치를 체크해보면서요.











창작동 602는 2030세대의 만연한 불안과 우울을 강압적이고 규격화된
‘입시형 교육’으로 인한 정신적 탈진으로 생각했는데요.
그 고민을 ‘옷’이라는 오브제와 연결 지어 연극 <옷옷옷옷옷>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인간은 모두 처음 발가벗고 태어나지만, 곧 입혀지기 시작하고 청소년이 되면 같은 교복을 입죠.
성인이 되어서 자유롭게 옷을 선택해 입을 수 있을 때조차도
짧아서, 튀어서, 어울리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단정하고 무난한 옷을 입도록 교육받고요.
그래서 옷장에 옷은 쌓여만 가는데 정작 입고 나갈 옷은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고요.
결국 우리는 모두 매일 “입을 옷이 없다”라고 옷장 앞에 서서 고민합니다.
창작동 602는 바로 입을 옷이 없다고 고민하는 일상적인 모습에서, 청년세대의 불안한 정체성을 본 거죠.























공연이 시작되는 2시가 다가오자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어요.
다들 기대에 찬 눈빛으로 팸플릿을 읽기도 하고,
무대를 조용히 바라보며 연극이 시작하길 기다렸습니다.
어느새 준비된 좌석이 꽉 차고, 신나는 노래에 맞춰 연극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대의 왼쪽 바닥에는 옷 무더기가, 중앙에는 옷이 잔뜩 걸린 행거가 놓여 있습니다.
그때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입을 옷이 없어. 옷은 사도 사도 없어요. 진짜 희한한 일입니다요.”
무거운 옷더미에 깔린 ‘나’는 입고 나갈 옷이 없어서 옷에 깔려 누워 있다며
차라리 다 같이 발가벗고 다니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나’는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된 걸까요? 함께 과거로 돌아가 살펴보기로 합니다.

처음 ‘나’는 옷을 입는 법을 배우는 유치원 시절로 되돌아갑니다.
‘옷은 단정하게 넣어 입어야 한다’ ‘잠옷은 밖에 입고 나가면 안 된다’
아이는 시작부터 여러 제약에 놓이죠.

조금 자란 아이는 이번엔 교복을 입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다 똑같은 옷을 입고 학원과 과외에 치여 바쁜 일상을 보내는 시기죠.
그런데 어른들은 ‘나’를 보며 살이 쪘다는 등의 외모 평가를 서슴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는 어른들의 말에 개의치 않고 나의 취향에 맞는 옷을 경험하고 사 모으며, 나만의 꿈을 꿉니다.















드디어 사회로 자유롭게 나갈 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사회로부터 ‘색깔이 너무 밝다’ ‘옷이 서로 조화롭지가 않다’ ‘무늬가 너무 화려하다’ 등의 지적을 받게 되네요.
이 사람 저 사람의 눈치를 보며 하나씩 옷장의 옷을 정리하다 보니, 결국 남은 건 무채색의 평범한 옷들뿐.

‘나’는 “언젠가 꺼내 보였던 핫핑크 점퍼와 찢어진 청바지는 어디 있지?
도대체 언제부터 남들의 시선에 알맞은 옷이 더 중요해졌지?”라며 한탄스러워해요.
결국 ‘나’는 모든 걸 벗어 던지기로 합니다.
옷 입는 방법을 알려 준 사람은 있었지만 진짜 맨몸을 들여다보는 법을 알려 준 사람은 없었다며,
스스로 하나씩 벗어 던지고 순수한 나를 알아보기로요.

















연극은 획일적인 교육이 주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던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감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쾌활하고 자유로운 어린아이와 생기를 잃고
무기력하게 변한 어른의 대비되는 모습을 통해서 이를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또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옷이라는 친근한 소재로
꿈과 불안, 우울 등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을 쉽고 함축적으로 표현해냈어요.
이 연극의 묘미는 단순히 문제 제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 삶에 대한 위로와 응원을 건네며
‘나’라는 존재를 더욱 소중히 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있지 않나 싶어요.







 

 

 


우리는 살면서 너무 많은 시선을 의식하잖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공연을 준비하면서 공연에 등장하는 ‘나’처럼 남의 시선에 벗어나보려고 노력했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사실 다른 사람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사람들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본연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사셨으면 해요.

-창작동 602, 곽유경 기획자 -










생각보다 힘든 게 참 많았어요.
공연 기획부터 무대 연출, 스텝, 배우까지 모두 저와 유경님 둘이서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이 컸죠.
공연 연습을 하면서 지치기도 했지만,
항상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처음으로 연극으로 풀어내니 희열이 있어요.
둘이서 해냈구나 하는 성취감이 큽니다.

- 창작동 602, 이계인 기획자 -






연극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연극이 끝나자마자 지금까지의 여정을 함께 해온 광명시 청년동 식구들과
이다혜 멘토가 달려가 성공적인 공연을 축하해주었어요.
창작동 602 기획자들과 관계자, 관객들은 연극이 끝난 후에도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여운을 즐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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